2024. 9. 12. 15:01ㆍ우리 아이와 나누는 금융 이야기
우리 아이와 나눈 금융 이야기 EP6: 바자회에서 배우는 가치
지민이의 바자회 경험
지민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도착했다. 오늘은 바자회 날이었다. 어제 저녁 부모님과 함께 고민 끝에 고른 크레파스 세트를 꼭 쥐고 있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친구들이 가져온 다양한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와, 지민아! 뭐 가져왔어?" 지민이의 친구 소연이가 물었다.
지민이는 자랑스럽게 크레파스 세트를 꺼냈다. "나는 이거! 3천 5백 원에 팔 거야. 어제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가격 정했어."
"오~ 좋다!" 소연이가 말했다. "나는 이거 봐." 소연이는 작은 화분을 보여주었다. 안에는 조그만 선인장이 심어져 있었다.
"우와, 귀엽다!" 지민이가 감탄했다. "너는 얼마에 팔 거야?"
소연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잘 모르겠어. 4천 원? 아니면 5천 원?"
그때 '똘똘이'라고 불리는 민수가 다가왔다. "야, 이거 봐. 내가 만든 거야!" 민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로봇 모형을 들고 있었다. 페트병과 과자 상자로 만든 것 같았다.
"어... 그게 뭐야?" 지민이가 물었다. 소연이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로봇을 바라보았다.
"로봇이지! 엄청 비싸. 만원!" 민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지민이와 소연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만원? 그건 좀 비싼 거 아냐?" 지민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민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건 내가 직접 만든 거라고. 엄청 가치 있는 거야! 내 시간이랑 노력이 들어갔잖아."
소연이가 끼어들었다. "그래도 학교 바자회인데 그렇게 비싸면 누가 살까?"
민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음... 그럼 얼마가 좋을까? 너희는 어떻게 가격을 정했어?"
지민이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랑 아빠랑 같이 인터넷에서 찾아봤어. 우리 크레파스가 얼마나 하는지 알아보고, 그거보다 조금 싸게 정했어."
"아, 그렇구나..."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교실 뒤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비즈캔디 사인이라고?!"
지민이, 소연이, 민수는 호기심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꼬마'라고 불리는 윤서가 자랑스럽게 사인을 들고 있었다.
"어떻게 구한 거야?" 민수가 물었다.
"우리 언니가 팬미팅 갔다가 받아왔어." 윤서가 뿌듯하게 대답했다.
비즈캔디의 열렬한 팬인 지수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와, 진짜 비즈캔디 사인이야? 나 정말 갖고 싶어!"
반대로 비즈캔디에 관심이 없는 현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사인 아냐? 뭐가 그렇게 특별해?"
지민이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우리가 좋아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같은 값어치를 느낄까?"
윤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리 언니도 그랬어. 비즈캔디 팬이 아닌 사람한텐 그냥 종이 조각일 수도 있대."
지수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건 정말 특별한 거잖아. 비즈캔디가 직접 싸인한 거라고!"
현우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해가 안 돼. 그냥 글씨 쓴 거 아냐?"
소연이가 중재하듯 말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니까 그럴 수 있지. 내 동생은 장난감 로봇을 정말 좋아하는데, 나는 별로 관심 없거든."
민수가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야, 그럼 이렇게 하면 어때? 비즈캔디 팬한테 비싸게 팔고, 그 돈으로 다른 물건들을 사는 거야!"
지민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민수는 신이 나서 설명했다. "그러니까, 윤서가 비즈캔디 팬한테 사인을 비싸게 팔아. 그리고 그 돈으로 우리 물건들을 사는 거지!"
소연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그렇게 하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학교 바자회인데..."
윤서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 민수 말도 일리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너무 비싸게 팔면 안 될 것 같아."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학교 바자회니까 적당한 가격으로 해야 해. 그리고 모두가 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소연이가 제안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일단 적당한 가격을 정하고, 비즈캔디 팬들한테는 추첨을 해서 살 수 있게 하는 거야."
윤서의 눈이 반짝였다.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럼 가격은 얼마로 할까?" 지민이가 물었다.
"5천원은 어때?" 윤서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지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5천원? 너무 싸지 않아?"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야, 5천원이면 적당한 것 같아. 학교 바자회니까."
민수도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래, 5천원이면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 추첨으로 하면 더 재미있을 거야."
지민이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 정도면 적당할 것 같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이네."
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5천원으로 하고 추첨으로 팔자. 좋은 사람이 가져갔으면 좋겠어."
아이들은 각자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민이는 문득 이 경험이 돈보다 더 값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의 가치를 정하는 것,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합의점을 찾는 것, 그리고 공정한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 모두가 중요한 경험이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셨다. "자, 모두 준비됐나요? 이제 바자회를 시작해볼까요?"
아이들의 흥분된 목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지민이는 이 특별한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바자회를 통해 물건의 가치, 가격 책정, 그리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이 즐겁고 의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인의 가치와 역사
사인은 단순한 글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사인이나 서명은 그 자체로 큰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때로는 엄청난 금액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민이와 친구들이 비즈캔디의 사인을 두고 벌인 토론과 매우 비슷합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사인에 큰 가치를 두는 걸까요?
사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라오들이 자신의 이름을 상형문자로 새겨 문서의 진위를 증명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과 비슷한 용도였죠. 로마 시대에는 황제의 서명이 담긴 문서가 법적 효력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서명은 오랫동안 권위와 진실성의 상징이었습니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존 핸콕의 서명은 특히 유명합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크고 굵게 써서 "조지 3세가 안경 없이도 읽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영어권에서는 '존 핸콕'이라는 말이 '서명'을 뜻하는 속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는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한 사람들의 서명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명인의 사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대중문화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죠. 예를 들어,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들의 자필 악보는 그들이 살아있을 때부터 수집가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런 악보들은 단순한 사인을 넘어서 예술 작품 그 자체로 여겨졌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사인 수집'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1960년대 비틀즈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멤버들의 사인은 열광적인 팬들 사이에서 가장 탐나는 소장품이 되었습니다. 이는 지민이의 친구 지수가 비즈캔디의 사인에 큰 가치를 부여한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팬들에게 있어 좋아하는 스타의 사인은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그 사람과의 특별한 연결고리이자 추억의 증표인 것이죠.
사인의 가치는 단순히 유명세 뿐만 아니라 역사적 맥락, 희소성, 보존 상태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유명한 공식 E=mc²와 함께 남긴 사인은 2021년 경매에서 130만 달러(약 15억 원)에 팔렸습니다. 이는 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의 사인이기에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인이 항상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악명 높은 인물들의 사인 역시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경우가 있어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역사적 유물의 가치와 윤리적 고려 사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인의 형태와 의미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자 서명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되었고,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사인도 등장했습니다. 2021년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윗 NFT가 290만 달러(약 33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서명'이나 '사인'의 개념이 여전히 중요하며, 그 형태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사인은 단순한 필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그 가치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합니다. 지민이와 친구들이 비즈캔디의 사인을 두고 고민했던 것처럼, 사인의 가치는 보는 이의 관점과 그것이 지닌 의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그저 종이 위의 잉크에 불과할 수 있지만, 다른 이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나 역사적 순간의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인의 형태와 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펜과 종이를 이용한 사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 대신 새로운 형태의 '서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진정성'과 '가치'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지민이와 친구들의 바자회 경험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서, 가치 평가와 협상, 그리고 공정성에 대해 배우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인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인류의 문화, 역사,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를 이해하는 흥미로운 창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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