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의 바자회 준비
"엄마, 엄마! 큰일 났어요!" 지민이가 숨을 헐떡이며 부엌으로 뛰어들어왔다.
"왜, 무슨 일이야?" 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학교에서 바자회를 한대요. 5천원에 살 수 있는 물건을 가져가라고 했는데, 저는 뭘 가져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아, 그런 거였구나. 걱정 마, 우리 함께 고민해보자."
지민이는 방으로 달려가 여러 가지 물건들을 안고 돌아왔다. 오래된 인형, 작년에 산 크레파스 세트, 할머니께서 선물해주신 도자기 저금통, 스티커북, 그리고 몇 권의 동화책이었다.
"이 중에서 뭐가 5천원짜리일까요?" 지민이가 물었다.
나는 물건들을 살펴보며 말했다. "음, 네 생각은 어때?"
지민이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제 스티커북이요!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최소한 만원은 할 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물었다.
"제가 정말 좋아하고, 스티커 모으느라 힘들었거든요." 지민이가 대답했다.
이때 남편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지민아, 그럼 이 인형은 얼마 정도 할 것 같아?"
"음... 3천원?" 지민이가 말했다.
"왜 3천원이라고 생각해?" 남편이 물었다.
"좀 오래됐잖아요. 그래서 스티커북보다는 싸요." 지민이가 대답했다.
나는 지민이의 대답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지민아, 네 말도 일리가 있어. 근데 우리 잠깐 생각해보자. 가격이랑 가치는 어떻게 다를까?"
"가격이랑 가치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지민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편이 설명을 시작했다.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거야. 네가 스티커북을 정말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가격은 보통 여러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해."
"아, 그럼 제가 좋아하는 거랑 다른 사람이 사려고 하는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지민이가 물었다.
"맞아," 내가 대답했다. "예를 들어, 이 도자기 저금통은 할머니가 주셨으니까 우리 가족에겐 특별하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그냥 평범한 저금통일 수 있어."
지민이의 눈이 커졌다. "아... 그럼 제 스티커북도 다른 친구들은 그냥 평범하게 볼 수 있겠네요?"
"그렇지," 남편이 말했다. "이런 걸 '감정적 가치'라고 해. 우리에겐 특별해도 다른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거지."
"그럼... 어떻게 가격을 정해야 해요?" 지민이가 물었다.
나는 제안했다. "우리 함께 인터넷이랑 중고거래 앱에서 이 물건들의 실제 가격을 찾아볼까? 그러면 시장에서 어떻게 가격이 정해지는지 알 수 있을 거야."
우리는 함께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물건들의 가격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 크레파스 세트부터 찾아볼까?" 내가 말했다.
지민이가 검색 결과를 보며 말했다. "엄마, 여기 나왔어요! 새 거는 7천원이래요."
"그렇구나. 근데 지민아, 네 크레파스는 새 거니?" 남편이 물었다.
"아니요, 작년에 산 거예요." 지민이가 대답했다.
"그럼 중고로 팔면 얼마 정도일까?" 내가 물었다.
우리는 함께 중고 거래 앱을 살펴보았다. 비슷한 상태의 크레파스 세트가 4천원에서 5천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다.
"와,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네요." 지민이가 놀란 듯이 말했다.
"그래," 남편이 설명했다.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값어치가 떨어지기도 해. 새 것보다는 조금 쓴 물건의 가격이 더 낮아지는 거지."
우리는 계속해서 다른 물건들의 가격도 찾아보았다. 인터넷 쇼핑몰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앱도 함께 살펴보았다.
"와, 중고거래 앱에서는 가격이 더 싸네요." 지민이가 놀라며 말했다.
나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래, 중고물건은 보통 새 물건보다 싸게 팔아. 그리고 우리가 인터넷에서 찾은 가격들이 왜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
"왜요?" 지민이가 물었다.
"그건 많은 사람들이 그 가격에 물건을 사고 팔기 때문이야. 여러 사람들이 동의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항상 이 가격이 맞다고 생각하면 안 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까."
남편이 덧붙였다. "그리고 바자회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이 가격보다 조금 더 낮게 팔기도 해. 자선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거든."
지민이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럼 제 크레파스는 얼마에 팔아야 할까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음, 중고거래 앱에서 4천원에서 5천원 사이로 팔리고 있으니, 바자회에서는 3천 5백원 정도로 해보는 게 어때?"
지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게 하면 다른 친구들도 살 수 있겠어요."
"그래," 남편이 칭찬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 정말 좋아. 네 물건을 팔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거지."
지민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럼 크레파스 세트를 가져가면 어떨까요? 3천 5백원에 팔면 될 것 같아요."
나와 남편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 "좋은 선택이네, 지민아. 그리고 이렇게 가격을 정하는 과정을 배운 것도 정말 중요한 경험이야."
지민이는 뿌듯해하며 크레파스 세트를 들고 방으로 향했다. "내일 학교에 가져갈 준비를 해야겠어요. 고마워요, 엄마 아빠!"
우리는 지민이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여보," 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지민이가 내일 학교에 가서 어떻게 할지 궁금하네요."
남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과연 지민이는 크레파스를 얼마에 팔게 될까요? 아니면 마음이 바뀌어서 다른 물건을 가져가게 될까요?"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내일 지민이가 들려줄 이야기가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