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남편이 지민이를 재우고 거실로 나왔다. 그의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내가 물었다.
남편은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았다. "방금 지민이를 재우면서 용돈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에요?"
"용돈을 집안일의 대가로 주기로 했잖아요. 그게 아이에게 좋지 않을 수 있대요."
나는 궁금해졌다. "왜요? 노동의 가치를 배우는 거 아닌가요?"
남편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용돈을 특정 일의 대가로 주면, 아이들이 모든 행동에 보상을 기대하게 될 수 있대요. 가족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그냥 하지 않고 돈과 연결 지을 수 있다는 거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보니 일리가 있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이 휴대폰을 꺼내 검색한 내용을 보여주었다. "여기 몇 가지 조언이 있어요. 용돈은 정기적으로, 조건 없이 주는 게 좋대요. 그리고 금액은 아이의 나이와 가정 형편에 맞게 정하는 거예요."
"아, 그렇군요. 근데 그렇게 하면 아이가 돈의 가치를 어떻게 배우죠?"
"그건 우리가 따로 가르쳐야 해요. 용돈을 관리하는 법, 저축의 중요성, 현명한 소비 등을 직접 설명하고 실천하게 도와줘야 한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집안일은 어떻게 해요?"
"집안일은 가족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가르쳐야 해요. 돈과 연결 짓지 않고요. 대신 아이가 잘 했을 때는 칭찬과 인정을 해주는 게 중요하대요."
우리는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용돈 시스템을 고안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지민이와 함께 앉아 새로운 용돈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지민아, 우리가 용돈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어." 내가 말을 꺼냈다.
지민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네 용돈은 매주 일요일에 4000원씩 줄 거야. 이건 네가 뭘 하거나 안 하거나 상관없이 받는 거야."
지민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요? 그럼 제가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남편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아니야. 집안일은 우리 가족 모두의 책임이야. 네가 방을 치우고 가족들을 도와주는 건 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소중한 일원이기 때문이야."
"아..."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어서 설명했다. "그리고 이 용돈으로 네가 필요한 것들을 사고, 저축도 하는 법을 배울 거야. 우리가 도와줄 테니 함께 해보자."
지민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그럼 제가 정말 열심히 일하면 추가로 용돈을 받을 수 있나요?"
남편과 나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남편이 대답했다. "그건 좋은 질문이야. 특별한 경우에는 추가 용돈을 줄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네가 한 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네가 책임감 있게 행동한 것에 대한 인정이야. 이해가 되니?"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용돈 시스템을 시작했다. 지민이의 눈에서 호기심과 함께 약간의 걱정이 보였다. 나는 지민이가 이 새로운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용돈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것이 지민이의 금융 교육에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